삐약이(@bbiyagi__)가 만들었습니다!
드림서사 위주의 문답이에요 :) 사용하실 때 출처 남겨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ㅅ')~♡
클라비스 : 드림캐 (안젤리크 시리즈)
루카 솔르 : 드림주 (이입)
1. 드림 커플의 첫 만남을 말씀해주세요!
모종의 이유로 시공간이 어그러져서…… 귀가하던 루카의 방문이 클라비스님의 침실과 이어진 것이 첫 만남. 문을 세 번쯤 여닫으며 들락날락하던 루카가 “여기 제 방 아닌가요?” 하고 물어본 게 첫 대사. 엄밀하게 말해서 서로를 ‘제대로’ 인식하는 일은 이 주일 정도 지난 이후, 루카가 일으킨 어떤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서 방에 선물 사 들고 제대로 들어간 것으로, 첫 만남과 첫 인식에 꽤 시간 차이가 있습니다.
2. 드림주/드림캐는 서로의 첫인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
클라비스 : 갑자기 방에 들어온 침입자. 너무 어이없어서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거나, 헛것을 보는가 고민했다.
루카 : 어? 내 방에 왜 사람이 있어??? 그것도 남자???
3. 드림주/드림캐가 드림캐/드림주에게 처음 호감을 느낀 날은 언제인가요?
클라비스 : 글쎄요……. (진짜 글쎄요…….) ‘호감’이라고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인상이 없었고 루카를 감정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그냥 현상에 가깝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정이나, 애정에 관한 이야기로 가면 서사가 상당히 진행되어 중반을 넘겨야 할 텐데, 그냥 이 사람을 인생에서 인식하고, 좀 의미 있는 정도로 느끼는 일이라면 루카가 ‘잠을 못 주무세요?’ 하고 물어본 날이 시작이리라 생각합니다. 이것도 누군가 자신의 선을 넘어왔지만 거부하지 않는다, 정도의 감각이고 클라비스님은 아주 느릿하게 상대방을 경계하지 않고, 싫어하지 않고, 거슬린다고 느끼지 않다가 없으면 허전하다는 식으로 느끼며 호감을 쌓아가는 사람이라 ‘처음’이라고 딱 정의할 건 없겠죠. 굳이 따지자면 저 대사를 듣고서는 루카가 자신에게 호의나, 관심이 있다고 느낀 정도겠네요. 물론 무자각.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냥 직감하고 넘겨버렸겠죠. 상처 입는 것도, 감정에 흔들리는 것도 싫어하던 시기니까요. 일종의 거부에 가깝고, 이후로도 꽤 오랫동안 의식적으로, 혹은 의식하지 않은 채로 루카를 향한 감정을 무시하거나 규정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냈을 겁니다. 게다가 루카는 그런 상대방을 굳이 추궁하지 않고 기다리는 타입에, 필요한 것을 감정적이든 물질적이든 과충족 시켜서 무엇을 욕망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모호하게 만드는 인간이라서 두 배쯤 더……. 그러니 이 사람이 루카에게 느끼는 감정과 호의를 명확하게 규정하게 되는 순간은 결국 꽤 시간이 지나서 루카가 ‘나는 당신에게 도대체 무엇이냐, 날 사랑하던가, 최소한 타인보다 낫다고 느낀 적 있냐?’라고 물어보는 순간이 되겠죠.
루카 : 이쪽도 딱히 없습니다. 이쪽은 ‘저 사람이 저렇게 어둡고 음울하게 있으면 동거하는데 머리 아프다. 같이 있으면 불편하다.’라는 이유로 상대방을 챙기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그러다가 정이 들었어요. 맨날 보던 길고양이에 별생각은 없지만, 자주 만나서 쓰다듬다 보면 정이 들어서 결국 데려오는 것과 비슷한 감각입니다. 그래서 이쪽도 굳이…… ‘처음’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할 만한 일은 없네요. 그래도 짐작하자면 어느 날 자기 말을 듣는데 자기 눈을 마주치려고 고개가 쫓아오던 날에, 저 사람 이제 날 경계하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하긴 했습니다. 얘네는 자기 호의는 천천히 쌓이는 타입들이네요. 상대방의 호의를 처음 알아채는 순간에 경계 대상에서 빼내는 느낌이 더 가까운 묘사입니다. 애정이나 사랑을 자각하는 순간은 없습니다. 얘는 클라비스님을 챙기겠다고 마음먹고, 조금 즐거워진 순간부터 그냥 정을 붙였으니까요. 그걸 본인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으니 딱히 ‘처음’이라고 할 건 없고, 어느 날 저 사람을 생각보다 더 사랑한다고 자각한 순간은 있습니다. 자기 앞에서 처음으로 웃으면서 이야기에 추임새를 넣어 준 날에요.
4. 드림 커플이 사귀기 전의 소소한 이야기가 있나요? 있다면 풀어주세요!
안 사귑니다. 딱히 이렇게 정의하는 일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드림주가 무로맨틱, 무성애자로, ‘사귄다’는 행위 자체를 애정과 사랑을 배신한다고 느낍니다. 고백받으면 펄쩍 뜁니다. 그래서 뭐…… 명확하게 ‘사귀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가장 비슷한 일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일,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이를 위해서 서로 필요한 부분을 양보하고 미래를 함께하는 일…… 정도인데, 드림 서사 자체가 이를 위한 거대한 서사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굳이 묘사할 수 없습니다. 그냥 둘이 안 사귄다는 말을 하기 위한 번호라고 봐도 됩니다. 하지만 시리즈 특성상 ‘연애’라고 부를 만한 것은 크게 하지 않고 루카도 꽤 유연해지고 유성애자나 유로맨틱 인간들을 이해하고 있는 편이라서 깊게 들어가지 않으면 그냥 연인으로 보입니다. 세세한 면으로 들어가면 다르지만, 그건 여기 적기엔 너무 길어요.
유사 연인이라고 봐도 됩니다. 아니면 결혼한 지 아주 오래되어서 동반자가 된 부부라거나.
5. 드림 커플이 사귀기 전 맘고생하던 시절이 있나요? 있다면 풀어주세요!
서사 자체가 이걸 묘사하는 장대한 대서사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크게 보자면, 루카가 지쳐서 포기하고 싶었던 시기 / 그냥 우주에 위기가 크게 찾아왔던 시기 정도가 있겠네요.
전자는 루카의 성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루카는 사랑의 형태가 그의 지향성을 제쳐놓고도 독특한 인간이고, 자신의 감정에 확신이 그다지 없어서 말과 태도로 감정을 드러내되, 자신이 원하는 것을 딱히 표현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그리…… 잘 알지 못합니다. 감정적 교류에 있어서 서투르니까.
후자는 그냥 시리즈 서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클라비스님이 사는 우주를 기준으로 루카가 아는 것만 위기는 네 번 찾아옵니다. 여기서 루카가 개입하는 위기가 세 개. 과정에서 루카는 상당히 자기희생적인 방법을 서슴지 않고, 남의 말은 원래 안 들어먹습니다. 이걸로 갈등이 꽤 있습니다만, 결국 이것도 서사의 일부죠. 여기 쓰면 너무 길어요.
6. 고백 이야기를 풀어주세요!
이거 아까부터 느끼는데 왜 연애 이야기밖에 없냐.
무로맨틱 살려요.
무성애자도 살려주세요.
7. 드림 커플의 첫 데이트 이야기를 풀어주세요!
사귀지 않아도 둘이서 놀러 나가면 ‘데이트’로 여기는 게임의 전통에 따라서 분류하면, 게임으로 치면 첫 시리즈 (256대 여왕 시험 시점), 서사 상으로는 루카가 아직 클라비스님의 방문을 통해서 오가던 시기의 어느 밤입니다. 둘이 아직 어색하던 시기입니다만, 그나마 클라비스님이 눈은 좀 마주쳐주어서 날 싫어하지 않는구나, 하고 루카가 안심하던 때였어요. 밤에 월광욕을 위해서 나갈 건데, 너도 따라 나오겠냐고 물어봐서 답답하던 참에 따라간 게 첫 데이트입니다. 별로 많은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만, 드물게도 클라비스님이 자기 취미 이야기를 해 줘서 루카도 대답했던 게 그 이후로도 이어지는 대화의 시작이네요. 루카는 그 날 “밤에 산책하는 건, 여기 오거나 당신을 만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그런 의미로는,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네요.” 같은 이야기를 했고, 이를 들은 클라비스님이 이후로도 밤에 산책하러 나갈 때면 데리고 나갔습니다. 이게 이어져서 나중에는 주말 낮에도 비공도시를 구경시켜 주거나, 루카가 혼자서 슥슥 돌아다니게 됩니다.
8. 드림 커플이 크게 싸운 적이 있나요?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없습니다. 루카가 사람과 싸우는 성격이 아닙니다. 매우 호전적이긴 합니다만 감정적 갈등을 귀찮게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과 의견이 다르면 자기가 일방적으로 적당히 조율하거나 대화해서 조율하는 편이라서 싸울 일은 크게 없습니다. 애초에 루카의 언어로 ‘싸움’은 관계의 단절을 뜻하기도 하고.
9. 드림 커플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해주세요!
원작 게임의 시기에 따라서 크게 달라지는 편입니다만……. 사건 위주로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256대 여왕 시험, 비공도시에서 지내는 시기에는 어차피 밤에만 만나는 일이 잦았으니까 둘이서 책을 읽거나, 클라비스님이 타로나 수정구를 보고 있으면 루카가 말을 걸거나, 잠을 못 자는 클라비스님을 위해서 이것저것 해주는 일이 제일 잦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루카는 밤과 낮에 성격이 꽤 다른 편이고, 밤에는 침착하고 조금 조용하게 움직이는 편이라서 평범하고 느릿하게 대화한 느낌이네요. 책을 추천하거나,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면 그냥 읽어주거나, 자기 일상을 일방적으로 떠들거나 했습니다. 루카 나름대로 클라비스님의 변하지 않는 일상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였고, 그럭저럭 잘 먹혔습니다. 가끔 루카가 어디 여행 갔다 오거나 특이한 곳에 갔다 올 일이 생기면 기념품이나 음식을 사 와서 먹는 일도 있었어요.
신 우주 여왕 시험 기준으로는 소소한 일상, 이라고 부르기엔 이런저런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만…… 큰 틀은 변하지 않았어요. 대신 루카가 좀 클라비스님과 공유하는 공통적인 지인, 수호성이나 교관들의 이야기를 자주 하고, 그래서 가끔 분위기가 가라앉는 일이 있다 정도로 달라졌네요. 둘 다 ‘일상’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어서 애매합니다. 그래도 두 사람이 제일 이전의 ‘일상’과 비슷한 기분을 느끼는 건, 특수한 상황으로 하루의 태반은 자야 하는 루카가 잘 곳을 찾아서 클라비스님의 집무실 소파에서 이불을 둘둘 말고 잘 때가 아니었을까요.
황제 침공으로 인한 여행도 일상은 아니라서 별것 없는데, 웬만한 별에서 루카가 사람들과 친해져서 이것저것 받아 온 다음에 구경시켜 주거나, 축제에 참가하면서 뛰어 노는 걸 멀리서 클라비스님이 구경하는 정도였습니다. 아직 완전히 짜 놓지 않아서 좀 애매하네요.
10. 드림주/드림캐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클라비스 : 다시 한번 사랑하게 한 사람, 삶을 실감하게 했고, 운명에 저항할 의지를 품게 했으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만들고 의미 없는 삶의 의미를 불어 넣은 사람. 앞으로 그는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이 있다면 루카의 의지라고 느끼고, 그와 함께 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허락된다면 다음 생에도. 그는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슬픔과 방황이 루카를 만나기 위함이라고 느낀 적이 있으며, 어쩌면 전생에서도 루카를 사랑했을지 모른다고 느낍니다. 이 삶 자체가 루카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영혼의 반쪽을 만나지 못했으니 그토록 공허한 삶을 살아왔을 것이라고. 크게 보아서 삶의 의미이고, 살아가는 보람이지요. 그는 루카로 하여금 다시 한번 도전하고, 상처 입고, ‘살아갈’ 의지를 다졌습니다. 이거 거의 다 원작 대사 기반입니다. 드림적 설정이면 좋겠는데…….
루카 : 윗 사람이 저 정도로 기대는 게 좀 부담스럽습니다……. 물론 사랑의 무게에 있어서 루카의 것은 클라비스의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만, 결이 다릅니다. 그의 사랑이 기쁘지만, 저런 형태는 아니길 바랍니다. 루카는 클라비스가 오롯히 혼자 자립하고, 홀로 서서 살아갈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 언젠가 행복하다고 느끼길 바랍니다. 그가 버텨온 세월을 긍정하고, 오늘이 행복하다고, 살아남아서 다행이라고 느낄 수 있기를 원하고, 그러도록 돕고 있습니다. 루카의 사랑은 그런 방식입니다. 동시에 그가 조금도 괴로워하지 않고, 언제나 올바른, 그러니까 그가 행복하고 건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무엇을 해도 긍정하고 있습니다. 루카에게 있어서 클라비스는 세계보다 무겁습니다.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죽어버린다면, 화풀이로 이 우주를 멸망시켜 버리겠죠. 루카는 그런 사람입니다.
11. 드림캐와 드림주가 서로를 떠올릴 때 맡는 향기는 무엇인가요?
클라비스 : 크게 없음. 루카는 원래 체향이 없기에……. 대신 사람의 피부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떠올립니다. 향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만큼 선명하게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온기. 삶을 실감하고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이 곁에 있다고 절절하게 체감하게 만드는 온기.
루카 : 얘는 향을 잘 못 맡습니다. 심각하게 둔합니다. 그래도 클라비스님이 좋아하는 것들을 가져다 모으면서 익숙해진 것이 있다면, 백단향. 그가 좋아한대서 여러 번 확인하고 질을 구별하다가 연상작용으로 굳어졌습니다.
12. 드림캐가 좋아하는 드림주의 특정한 모습이 있나요?
루카가 긴장을 풀고 삶을 즐기는 모든 순간……. 이지만 특정한 순간으로 짚어낸다면 있었던 일을 즐겁게 이야기하며 그의 눈을 쳐다볼 때, 한낮의 볕 아래서 웃으며 그를 돌아보는 순간 정도겠네요. 호불호와 별개로 클라비스님 속의 루카는 언제나 밝은 볕과 닮아있습니다. 어둠을 비추고, 온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볕. 루카 자신이 제게는 온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별개로 클라비스님에게 루카는 온기의 상징입니다. 아이러닉하죠.
13. 반대로 드림주가 좋아하는 드림캐의 특정한 모습은요?
웃을 때. 혹은 긴장이나 습관으로 굳어진 표정이 아니라 편안하게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을 때. 다만 루카는 사람을 보되 장면보다 상황을 기억하는 편이라서 명확하게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억 속에 선명하게 새겨져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있습니다. 자기와 눈을 맞춰주려고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눈동자가 보라색으로 빛날 때, 말을 듣고 웃어 주었을 때, ‘너는…… 사람 좋은 녀석이구나. 나 같은 사람에게 끈질기게 달라붙다니.’ 하고 말할 때 보여주었던 표정과, 상냥한 목소리 같은 것.
14. 드림 커플의 남들과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남의 드림 커플하고 같이 생각한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작중의 인간을 기준으로 한다면…… 아니 근데 인간은 언제나 타인과 구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서 개별적인 존재고 개인이라고 불리는 건데 딱히 뭐가 있나. 없는 거 같습니다.
15. 드림 커플을 대표하는 문구를 말씀해주세요!
역시 크게 없습니다. 관계와 상황은 언제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니까 서사에 맞춰서 몇 번이고 변하겠죠. 관념적인 의미로 생각했을 때는……. 아직 없는 거 같네요. 몇 년 더 파다 보면 생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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