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creative

당신이

admin 2018.11.18 21:40 read.2

  가끔, 아주 가끔 그런다. 잠시 멈춰 공기를 음미하며 태양의 온기를 한껏 즐기는 일. 온 몸을 타고 도는 온기와 말캉하고 햇볕 내음 가득한 순간을 기억속에 박아넣는 일. 감긴 눈 위로 빛은 사정 봐 주지 않고 쇄도하고, 붉은 빛이 눈 앞에 비친다. 어둠은 찾아오지 않는다. 추위도, 찾아오지 않는다.
 
  '나비.'
 
  낮은 바리톤의 목소리에 황급히 몸을 돌린다. 눈은 다급히 찾아든 빛에 고통을 호소하며 주변을 살핀다. 아파오는 눈을 몇 번 더 깜빡이고 나서야 알아차린다. 이 주변은 아무도 없다. 눈을 감기 직전과 바뀐 점은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문득,
  봄은 슬슬 끝을 맞이한다. 만개하여 낙화하는 꽃잎들이 쓸쓸하게만 보여 손을 뻗었다. 길고 곧은 손가락, 현과 건반 위를 누벼야 할 손. 붉은 꽃잎이 손 위에서 짓눌리며 피 흘린다. 손에 붉은 물이 들고 아름답던 모습은 처참하게 변한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꽃잎의 모습은 마치 심장과 같아, 다시 구두의 굽으로 짓뭉게 버렸다.
  하늘 한 번 더럽게 맑네. 중얼거림을 남기고 다시 앞으로 걸어간다. 뒤를 돌아봐도, 남아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문득,
 
 
2016.04.07
 
30 어쩌면, 손 끝에서 2018.11.18 2018.11.18 9
29 죽여줘 2018.11.18 2018.11.18 6
> 당신이 2018.11.18 2018.11.18 2
27 무제 2018.11.18 2018.11.18 5
26 겨울요정님과 얼음백작 이야기 2018.11.18 2018.11.18 8
25 1년 전의 나, 10년 후의 당신 2018.11.18 2018.11.18 4
24 [ 드림 평일 전력 ; DOLCE ] ❥ 제 186회 주제 : 너를 보게 해달라고 빌었다 2018.11.18 2018.11.18 32
23 생일 축하해! 2018.11.18 2018.11.18 2
22 환상, 무엇을 보는가 (잔혹동화 합작) 2018.11.18 2018.11.18 3
21 100번째로 반복하는 사랑의 말 2018.11.18 2018.11.18 3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