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적으로 켄, 이라는 인랑은 제멋대로 굴어대기 일쑤였다. 별 힘도 없는 인간 둘을 주워다가 직접 훈련시켜 제 가신으로 쓴 것도 그러하였고, 인간 하나가 죽어가고 있다고 별 생각 없이 주워 와서 치료하는 것도 그랬다. 켄의 두 가신은 기겁을 하며 켄을 책망하였으나, 정작 켄은
“하지만, 저렇게 예쁜데 개죽음을 당하면 아깝잖아?”
라며 웃어 보일 뿐이었다. 그러면 두 가신은 켄은 늘 그래왔다며 한숨을 내쉬고는 뒷수습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들을 구해 온 이후로 끝없이 이어지는 굴레였기에 켄도, 두 가신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190이 넘는 장신에 화려한 옷차림, 잘 관리된 머릿결 따위가 내포하는 의미는 가볍게 넘겨버린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실책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켄의 선택은 혜안에 가까운 것이었다. 예뻐 죽게 놓아두기 아깝다며 데려온 인간은 특별한 피를 가지고 있는 자였다. 인랑을, 월아족을 각성시킬 수 있는 피. 오래 전 사라진 히메미코와 같은 능력. 물론 인랑 중에서는 어린 켄은 히메미코를 본 적이 없기에 그런가, 하고 넘겨버렸지만 말이다.
켄은 그 인간을 아끼지야 않았으나, 소홀하게 대하지도 않았다. 본디 용병으로 사는 몸이다. 인랑의 몸과 함께 켄은 노숙을 즐겨 하며 어딘가 눌러 앉지 않는 성정의 월아족이었다. 그러나 그 ‘예쁜’ 인간을 위해서라며 적당한 곳에 집 하나를 구해 들어앉힌 것이다. 켄의 두 가신은 굳이 경악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놓고 드러내보이며 켄을 책망하였고, 켄은 그들에게 ‘반항이냐?’는 한 마디를 내놓음으로써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그저 ‘예쁜 인간’으로 정의되어 무엇도 요구받지 않은 오다 노부나가 속에 차곡차곡 쌓였다.
켄이라는 인랑의 강함은 익히 보아 알고 있다. 능숙하게 액마라고 불리는 괴물을 베어 넘기는 것이며, 저보다 수십배는 큰 맹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 그의 피를 매개로 ‘각성’한다면 홀로 성 하나는 지켜낼 무력을 익히 보아왔다. 본디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고 하여도, 켄이라고 하는 인랑이 얼마나 강한지, 얼마나 규격외의 존재인지 뼈저리게 알아 온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으응, 그런 식으로 목을 물어도 피는 나지 않을텐데요.”
아무리 강하게 이를 세워도, 켄의 목 위에는 수 분 이상 자국이 남아있지 않는다. 켄은 그녀의 목을 물어대는 저를 떼어내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애초에 그의 행동 자체를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어떤 반응을 보여도 일관적으로, 변하지 않고, 그저 알 수 없는 인간. 이라며 넘겨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견디기 힘들었던 탓에, 그는 켄의 목에 더 강하게 이빨을 세웠다. 그럼에도 켄은 그저 윽, 하고 말았다. 그의 머리를 슬슬 손가락을 빗어내려가면서, 이 인간은 역시 알 수 없네, 어떻게 하면 돌려보낼 수 있을까. 따위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점은 늘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201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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