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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브라] 도피

admin 2018.11.18 19:58 read.3

  서글피 울며 정처 없이 떠도는 아이야너는 무엇을 원해 세계를 살아가느냐.

  아마치 다른 세계에 서 있는 것 같은 밤이다지독히도 아름다운 달저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고요와 정적인간 하나 보이지 않고 오직 기억이 범람하여 세계를 채우는 시간의미 없는 기억과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기억억지로 지워내야 했던 감정과 정당성을 부여해 외면했던 죄책감그 모든 순간들이 넘쳐흘러 나를 얽매는 밤이다.

  흐름에 휩쓸린 것은 자신의 의지인가어쭙잖은 자존심에 증명한 가치는 누구의 목숨을 대가로 하였는가아아실로 나는 살아갈 가치가 있는가고민하여 해결되지 않는 것을 하염없이 고민하는 밤속 모르고 불어오는 바람이 선선하다.

 

  울지 못한 자의 눈물은 어디로 흐르는가.

 

  서서히 세계가 유리된다도피한다나 자신의 세계그 어느 세계에서도 내가 살아가고 있다 생각한 적이 없다내가 살아가는 곳은 오직 나 자신의 안홀로 살아가며 홀로 고민해야 할 터인데나는 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노래하여라노래하여라의미 없이 곡조를 드높혀라.

  승리의 함성을 지르며 울던 병사의 얼굴괴물이라며 소리 지르던 적병의 얼굴처음으로 쏘았던 화살과마지막으로 쏘았던 화살살리기 위해서 죽여야 했던 자들두려웠기에 더욱 신경 쓰였던 자모든 의미가 퇴색한다대체 불가능한 의미는 순식간에 녹아내린다무엇도 남지 못하고무엇도 사라지지 않는다.

 

  만작이라도 즐길까잔뜩 취해 날 죽여달라 소리치며 울어볼까.

 

  발걸음이 이끄는대로 움직인다멈출 곳은 어디인가나는 어디로 향하며시대는 어디로 흐르는가거대한 흐름 속에서 하나의 인간하나의 의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지내 가치는 전쟁에서 쓸모가 없다사람을 죽이기에 나는 너무 유약하고이기적이다인간의 목숨이 주는 무게가 너무 거대하다.

  달빛 아래 춤춘다위로위로더욱 위로달에 닿아 사라진다면 그 또한 운명처참하게 추락한다면 날개 가지지 못한 생물의 숙명일지니더욱 위로영원히 닿을 수 없는 이상향을 향해 발을 옮겨라.

  그리하야 인간이 도착하는 곳은 누군가의 감정이 담긴 장소.

 

  “나는 아무래도 그 흡혈귀를 생각보다 깊게 새긴 모양이네.”

 

  이곳은 산꼭대기의 절벽오다 노부나가의 마음에 드는 장소.’ 오다령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화려하고아름다운 곳저 영지에 오다가의 역사가오다 노부나가라는 사람의 일생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조금 사랑스럽다그러나 그 감정은 결국 경외에서 나왔을 터이니.

 

  “도망치나 했더니이 곳인가.”

 

  목소리가 들린다.

 

  “총대장님.”

 

  나는 문득 뒤돌아 만개하는 꽃처럼 웃는다.

 

  “그러게요정신 차려 보니 이 곳입니다.”

 

  그래저 자에게 인정받고자 나는 나를 포기했다생전 처음으로 들이닥친 두려움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나 자신의 삶신념가치그 모든 것을 부정당했기에 나는 저 자에게.

  그러나 주군으로 모시겠다 결정한 자다.

 

  “참으로 아름다운 영지입니다번화하였고부유하고강대하지요.”

  “아아당연한 이야기다이 내가 직접 가꾸고 정비한 영지다그렇지 않으면 말이 되지 않아.”

  “분명 천하 통일의 이후에는 신아가 모두 이렇게 되겠지요?”

  “물론그러기 위해서도 네놈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그렇습니까.”

 

  겉돌고 있는 말이다닿지 않고 닿으려 생각하지 않는 말그저 단어를 소모하여 시간을 죽이고 있을 따름이다저 오다 노부나가라고 하는 무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말 그대로 진심을 담았을까나는 그렇지 못함에 죄책감이라도 느껴야 하나?

  이 순간이라도 저 절벽 너머로 몸을 던지고 싶다 생각하는 충동이 있다이대로 저 허리춤의 검을 뽑아 목을 찌르고 싶다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죽는다면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단 하나의 살인으로 영영 끝날 수 있다면이 건 해볼 만한 도박이 아닌가.

  그러나 나는 더 이상 목숨의 무게를 견딜 수 없다그 목숨이 내 것이라 할지언정.

 

  “그러면 이 신명오다 군에 바치겠습니다부디 통일 이후의 세계를 제 눈으로 볼 영광을 주시지요.”

  “이제와 말하기엔 늦은 이야기구나받아 주도록 하지있는 힘껏 오다군의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영광으로 알아라.”

  “물론좋은 주군을 섬기는 것이 가신의 기쁨이지요.”

 

  의미 없는 말이다나는 무게를 내던졌을 뿐이다.

 

 

2017.10.18 첫 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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